‘동성애 안경’ 쓴 퀴어신학, 성경 가치관 해체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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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크사이버신학원 릴레이 특강] 김영한 박사의 퀴어신학 비판 <1>

대표적 퀴어신학자인 테드 제닝스 미국 시카고신학교 교수의 생전 모습. 그는 지난 3월 별세했다. <국민일보 제공>


퀴어란 용어는 ‘낯설고 이상하다’는 뜻이다. LGBT나 QIA(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퀘스처닝, 인터섹스, 어섹슈얼)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퀴어는 일반적으로 성 소수자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도 일컫는다. 이들과 연대하는 사람도 포괄하는 용어다.

퀴어신학은 정통신학이 다루는 주제를 낯설고 이상하다고 본다. 정통신학이 퀴어를 ‘괴기스럽고 병들었으며, 비정상적인 것’으로 정죄하고 억압한 뒤 신학의 중심에서 변두리로 밀어냈다고도 주장한다. 퀴어신학이 기독교 신학의 중심이 돼야 하며, 동성애에 대한 모독과 억압은 중단돼야 한다고도 말한다. 퀴어신학은 성경을 시대적이고 문화적인 산물로 보면서 성경에 기록된 동성애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도 한다. 퀴어신학은 성경에 명료하게 기록된 ‘가증한 행위’가 당시 시대의 표현일 뿐, 동성애를 가리키는 건 아니라고 변호한다. 이들은 정통신학이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 동성애를 배척하는 오류를 범했다고도 비판한다.

지난 3월 별세한 미국 시카고신학대 테드 제닝스 교수는 대표적인 퀴어신학자다. 그는 동성애 문제를 해방신학의 관점으로 해석했다. 동성애 혐오를 뜻하는 호모포비아의 희생자가 오히려 성경이라고 했다. 나아가 로마황제 유스티아누스 때부터 성경은 왜곡돼 사회의 약한 구성원을 향한 폭력을 정당화했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성경에 나타난 동성애 관련 부분을 새롭게 해석했다. 어떤 문서에서도 소돔의 죄를 동성애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규정했다. 사도 바울이 ‘여자들이 본성에 반해 행동한다’고 한 것은 동성애를 지칭한 표현이 아니며, 황제를 조종해 권력을 쥐려는 여자들이 자신의 성을 활용하는 행태를 지칭한 것이라고 왜곡했다.

제닝스 교수는 자신의 저서 ‘예수가 사랑한 남자’에서 “동성애자들은 억압에서 해방돼야 할 대상이며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의 전통적 관점이 잘못됐다”면서 “성경을 게이적 시각으로 읽어야 한다”고 썼다. 그는 “기존의 성경 해석이 이성 간 결혼과 가족적 가치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동성애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성경 구절조차 왜곡됐다”고 했다. 그는 다윗과 요나단, 룻과 나오미, 백부장과 종, 예수와 사랑한 제자도 게이의 시각으로 해석했다.

제닝스 교수가 제안하는 게이와 퀴어 감수성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전략은 ‘동성애적 안경’을 쓰고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 자체로 자의적 성경 해석의 오류에 빠진 셈이다.

이런 전략은 ‘성경이 성경을 해석한다’는 종교개혁에 기반을 둔 성경 해석 원리에도 어긋난다. 바른 성경 해석의 토대인 ‘최초 사용의 법칙’과 ‘해석 지속성의 법칙’은 종교개혁적 성경해석 원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는 제대로 된 성경 해석을 할 수 없다.

퀴어신학에 입각한 성경 해석이 힘을 얻고 일반화된다면, 퀴어 문화를 중심 가치로 내세운 교회가 등장할 수 있다. 창세기에서부터 확립된 남녀관과 가족관, 성경적 윤리관을 뿌리째 흔들어 놓을 것이다. 전통적 결혼 문화와 가정, 성 윤리와 충돌해 개인의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할 위험성이 크다.

퀴어적 성경 해석은 동성애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성경 구절을 자의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에만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성경의 몇몇 등장인물을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보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그들의 관계를 동성 간 사랑으로 해석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간다.

퀴어적 성경 해석은 성경의 몇몇 관점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세계관과 인식론에 따른 관점으로 퀴어에 접근하면서 이성애와 가부장제, 성의 위계질서도 싸잡아 비판한다.

그래서 성경에 나타난 규범과 비규범의 이분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비판하면서 경계를 해체한다. 성경에 대한 해체주의적 해석은 성경을 퀴어적 시각으로 해석하려는 작업으로 연결된다.

퀴어신학이 시도하는 성경의 퀴어적 해석은 정상과 비정상의 극명한 대조까지도 해체하려 든다. 그리고 성경에 내재한 규범과 비규범의 경계를 지우고, 차이와 경계를 만들어 내는 권력구조도 비판한다.

다시 말하면, 성경이 내포하는 가부장제와 위계질서, 일부일처제, 유일신론 등 이데올로기적 구조를 해체하겠다는 의도를 숨기고 있다. 그런 권력 구조가 교회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하며 경계를 허문다. 그러므로 이런 신학적 시도는 정통신학에 대한 비판과 해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김영한 박사
약력=숭실대 명예교수, 기독교학술원장,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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